회고 & 생각

우테코 6주차 회고

sangchu 2025. 3. 24. 11:56

우테코가 시작된 지 어느덧 6주차가 되었다. 그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주간 회고로 경험을 정리하고 싶었지만, 우테코 커리큘럼에 치이고 혼란과 방황을 겪으며 여유를 갖기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 우테코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갖게 되었고, 회고 스터디도 열게 되면서 이렇게 시간을 내어 처음으로 주간 회고를 작성하게 되었다.
 
이번 주는 용기를 많이 낸 한 주였다. 어쩌면 이 글을 쓰는 것도 큰 용기를 낸 행동일지도 모른다.
 

5주차까지 있었던 일

6주차 회고에 앞서 5주차까지의 상황을 간략히 정리해보고자 한다.
우테코의 5주는 정말 혼란스러웠다. ‘나만 우테코를 잘 못 따라가고 있나?’, ‘나 도대체 왜 합격된거지?’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고, 그냥 우테코 크루들의 삶을 체험하러 온 이방인 같았다.
 
사실 우테코를 시작하면서 미션을 제대로 수행한 적이 없는 것 같다. 항상 코드 작성에 자신감이 없었고, 실제로 기능 구현도 제대로 하지 못해 스스로에게 부족함을 느꼈다.
페어 프로그래밍에서도 내가 주도적으로 의견을 내는 일은 거의 없었고, 거의 페어의 의견대로 진행됐다. 왜냐면 의견을 내고 싶어도 어떻게 작성, 설계해야할 지 정말 막연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페어가 내준 의견은 다 맞는말 같아서 그렇게 진행했다.
 
저번주 주말에 점뭐먹(점심뭐먹지) 미션 step2를 진행하면서 이 감정은 극에 달했다.
어째서인지 한 이슈때문에 내내 고통을 받았고, 결국 step2 기능 요구사항의 절반도 구현하지 못하고 제출을 했다. 그 과정에서 정말 고통스러웠다. 아무리 테코톡 발표 이슈가 있었더라도, 주말 내내 노력하고도 기본 기능조차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 내 모습에 좌절했다. 계속 눈물이 나오고.. 근데 울 시간조차 아까워서 눈물이 나오려고하면 계속 뺨을 때리며 정신차리려고 노력했다.
 
큰 벽을 마주한 기분이었다. '나는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는 사람인가?', '역시 나는 개발과 맞지 않는 사람인가?', '다른 준비하던 것을 했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가득했다.
 

나는 성장할 수 없는 사람일까? 

우테코에 들어오기 전부터, 어쩌면 고등학교 때부터 나는 학습 방법에 대해 늘 의구심을 가졌다.
결과가 좋지 않거나 진전이 없다고 느낄 때마다 학습 방식을 바꿨다. 그래서인지 항상 학습 속도는 느렸고, 조금이라도 더 오래 책상 앞에 있으려 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계속 나 자신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고, 이 때문에 집중력도 떨어져서 시간대비 학습한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우테코에 너무 오고 싶었다. 나는 우테코에 지원한 이유가 더도말고 학습방법을 찾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여기서도 결국 학습하는 방법은 스스로 찾아야 했다.
 
우테코에서도 계속 벽에 부딪히자 '나는 역시 성장할 수 없는 사람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션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서, '이 상태로 가다간 우테코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의 30%밖에 못 얻는 건 아닐까?'라는 걱정이 들었다. 한번 뿐인 우테코에서 적어도 6~70%는 얻어가고 싶은데 말이다.
 
점뭐먹 step2를 하며 이런 감정이 너무 커지자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당장 이 상황을 극복하고 싶었다.
 

용기 내기, 극복 방안 찾아가기

이번 주는 현재 내 상황을 인정하고 용기를 내어 적극적으로 극복 방안을 찾으려 노력했다.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기

수요일에는 '선배와의 수다 타임'이 있었다. 6기를 수료하신 선배님들이 우테코 생활을 어떻게 하면 잘 보낼 수 있을지에 대해 발표하는 자리였다. 지금 내 상황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평소 하지 않던 행동을 했다. 질문 타임에 용기 내어 손을 들고 질문했고, 발표 후에도 선배들을 찾아가 질문했다. 내 상황을 말하는 것이 너무 두려웠고, 이런 자리에서 절대 먼저 질문을 못하는 성격이지만, 현재 내 상황을 극복하고 싶어서 용기를 냈다.
 
이 시간동안 선배님들에게 좋은 조언을 많이 받았다.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코치와 크루들을 괴롭혀라(질문을 많이하라)
이 과정에서 '이 사람은 이렇게 생각하네? 그런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나는 이런 부분은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구나'와 같은 생각을 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보라고 하셨다.
또한 페어 프로그래밍을 할 때 궁금한 점이나 의문이 드는 부분을 모두 질문하고, 메모해두었다가 집에 가서 찾아보고 정리하면 좋다고 조언하셨다.
 
우테코 10개월동안 스스로랑 대화 많이해라
스스로와의 대화를 통해 본인이 무엇을 모르는지, 무엇을 싫어하고 좋아하는지를 점차 알아가면서 자기 주관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다. 이 과정에서 크루들과 대화하는게 도움된다고 하셨다. 이렇게 입 밖으로 생각을 꺼내는것이 메타인지를 높이는 데 매우 좋다고 하셨다.

본인의 속도에 더 집중하자
스터디는 하나에만 집중하고, 추가적인 참여는 정말 여유가 있을 때만 하라고 하셨다. 나와 같은 상황에서 매력적인 스터디가 많이 보이더라도 여러 곳에 참여하면 오히려 어느 것도 제대로 하지 못할 수 있다고 하셨다. 또한, 미션을 진행하면서 발견된 지식의 빈틈이나 기록한 내용을 집중적으로 학습하는 것이 더 도움될 것이라고 하셨다.
 
커피챗 많이하기
커피챗도 적극적으로 하라고 하셨다. 지금처럼 막연하거나 궁금한 부분이 생겼을 때 리뷰어나 우테코 선배들과의 커피챗을 통해 조언을 얻으면 좋다고 권유하셨다.
 
이러한 조언들을 통해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방향성을 조금 알게 된 것 같다.  
 

크루들에게 조언을 구하기

선배들과의 수다 타임 이후, 크루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조언을 구하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결국 내가 해결하고 스스로 극복해야 할 일’이라고만 생각해서 잘 묻지 않았다. 또 내 상황을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부끄럽고 쉽지 않아서 속으로만 고민했다.
 
하지만 이번엔 용기를 내어 내 상황을 설명하며 크루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처음엔 크루들의 시간을 뺏는 게 아닐까, 이상하게 보이지 않을까 걱정도 되었지만, 다들 진심을 담아 적극적으로 조언해주었다.
 
그리고 크루들에게 조언을 듣고 난 생각은, 항상 내가 생각하고 종종 말하던 ‘나는 경험이 별로 없다보니…’, ‘많이 부족해서…’ 라는 말이 좀 웃기게 들리는 것 같다. 아직 주니어 개발자도 미치지 않는 우리는, 경험이 넓지 않은게 당연한건데, 나는 그냥 나 혼자 경험이 없다고 자책하고 있던 것이다.
 
리뷰어가 한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기능을 어떻게 구현해야할지 모르겠으면, 구글링을 하든, 관련 부분을 책에서 찾아보든, 페어에게 물어보든, 다른 크루들에게 물어보든, gpt에게 물어보든 해야하는데.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막연한 감정이 생겨도 그거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해서 마찬가지로 해결안을 찾아나가면 되는건데, 단순히 ‘나는 부족해, 나는 감자야’라고만 생각하며 좌절하고 있었다.
막연함은 그냥 디폴트고, 위 과정을 통해 열심히 헤집다보면 해결이 될것이고, 그 과정에서 나만의 주관이 생기지 않을까싶다.
 

리뷰어에게 조언을 구하기

그 외에도 점뭐먹 리뷰어에게 슬랙 DM을 통해, 우테코 선배로서 현재 내 상태에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미션을 진행하면 좋을지 조언을 구했었다.  
 
리뷰어는 이러한 고민이 당연한 과정이라고 말씀해주셨다.  '어떤 코드가 좋은 코드지?', '이건 이렇게 해도 될까?', '내가 지금 이렇게 작성하는게 의미가 있을까?' 같은 질문은 본인도 수없이 해왔고, 현업에서도 그 고민의 결만 다를 뿐 여전히 같은 고민을 반복하고 있다고 하셨다. '어쩌면 우리는 보이지 않는 기준을 찾아 끝없는 탐험을 하고있다고 볼 수 있다‘는 말에 조금은 위안이 되었다. 가장 중요한건 역시 기능이 동작되도록 만드는 것이라 하셨다.
또한, 부담을 덜고 천천히 가도 괜찮다고 하시며 우테코는 마치 마라톤과 같으니 스스로 페이스를 조절하라는 조언도 주셨다. 그리고 길이 보이지 않을 때는 지금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라고 말씀하셨다.
 
이 조언을 들은 시점이 5주차 주말때로, 점뭐먹 미션으로 혼란과 고통을 겪고 있던 때였다. 이 조언을 통해 당시에 그나마 마음을 다잡고 미션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또한 이번주에 용기를 갖고 적극적으로 해결방안을 찾게 시작하게 된 첫 출발점이기도 하다.
 

마무리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주말에 막연해했던 점뭐먹 기능 구현을 시도하는데 생각보다 재밌게 진행할 수 있었다.
‘이 코드는 여기에 있으면 안 되는 것 같은데?’, ‘이 기능은 이 컴포넌트의 책임이 아닐까?’ 등을 생각하며 개발했다..! 분명 저번주까지는 혼란속에서 마구잡이로 했었는데, 이번에 내가 생각을 하며 기능을 구현하고 있어서 놀라웠다.
비록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아직도 기본 기능 구현을 다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는게 느껴진다. 그래서 이전에 비하면 무력하거나 좌절하는 기분은 크게 들지 않는다.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다…!!
 
받은 조언들을 잘 실천해보며, 다시 길을 잃을 때는 주저 없이 적극적으로 도움을 청하려 한다.
또한 용기를 내어 만든 회고 스터디도 꾸준히 운영해보며, 매주 자신을 돌아보고 메타인지를 키워가고 싶다.
 
7주차도 잘 이겨내길 바라며.. 글을 마무리하겠다. 파이팅!